네바다 사유지의 대통령, 몰로시아 공화국
몰로시아 공화국(Republic of Molossia)은 케빈 보가 미국 네바다주의 사유지에 정부청사·세관·화폐를 갖추고 대통령으로 활동하는 미크로네이션입니다. 대통령이 있다는 사실과 독립국가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요? 사유지 위에 만든 국가 체험을 실제 생활공간·자체 설정·법적 지위로 나눠 살펴봅니다.
네바다의 집주인은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나
공식 연혁에 따르면 케빈 보는 1998년 네바다주 데이턴 인근의 땅을 마련했고, 1999년 9월 3일 몰로시아 공화국을 선언하며 대통령이 됐습니다. 대통령 집무 공간과 세관을 사유지에 만들고 방문객을 맞이하면서, 학창 시절 시작한 가상 정부가 실제로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을 얻었습니다.
이 글에서 확인할 가치는 국가처럼 보이는 시설과 실제 주권을 구별하는 기준입니다. 세관을 체험하는 일, 자체 화폐를 쓰는 일, 시민으로 불리는 일을 각각 나눠 보면 관광 안내를 출입국 제도나 국적 취득 안내로 오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독과의 전쟁도 이 구분 위에서 읽어야 합니다.
몰로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을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동독과의 전쟁부터 꺼내고 싶습니다. 몰로시아 공식 기록에 따르면 1983년 11월 2일, 당시 미군으로 서독에 주둔하고 있던 케빈 보(Kevin Baugh)는 동독에 선전포고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때는 아직 지금의 몰로시아 공화국도 아니었습니다. 케빈 보와 친구가 어린 시절 만든 나라가 여러 이름을 거치던 시기였고, 당시 국호는 불드슈타인 대공화국(Grand Republic of Vuldstein)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선전포고가 처음부터 몰로시아의 대표 역사로 관리됐던 사건도 아니라는 겁니다. 몰로시아 측은 2008년 9월 오래된 기록을 뒤지다가 접혀 있던 선전포고 문서를 다시 발견했다고 설명합니다. 문서에는 동독이 잠을 방해했다는 취지의 표현이 들어 있지만, 왜 정말 전쟁을 선언했는지는 공식 설명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진행된 미군 훈련과 관계가 있었을 가능성을 몰로시아 측이 언급하는 정도입니다. 이 대목은 괜히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 붙이는 것보다, 본인들 기록에서도 이유가 흐릿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리고 7년 뒤 정말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1990년 독일 통일로 동독 자체가 사라진 것입니다. 보통 전쟁이라면 승전이나 패전, 휴전, 평화조약 같은 방식으로 끝나겠지만 몰로시아의 설정에서는 묘하게 꼬였습니다. 공식 전쟁 설명은 쿠바 앞바다의 에른스트 텔만 섬에 동독의 일부가 남았으며, 무인도여서 평화조약을 협상할 상대가 없다는 논리를 붙입니다. 여기서 섬을 동독의 잔존 영토로 부르는 것은 몰로시아 측의 설정이며, 이 설명만으로 실제 영유권을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나라가 전쟁보다 먼저 없어져버린 셈입니다. 이 정도면 설정을 접을 법도 한데, 몰로시아는 반대로 이 사건을 자기 역사에서 가장 오래가는 농담 가운데 하나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몰로시아는 지금도 동독과 전쟁 중이라고 주장합니다. 물론 여기서는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합니다. 미국이나 독일 정부가 인정하는 실제 국제전쟁이 아니며, 국제법상 두 국가가 교전 중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몰로시아가 자체 세계관 안에서 유지하는 상징적인 전쟁 설정입니다. 오히려 이 차이를 알고 나면 이야기가 더 재미있습니다. 동독은 역사책 속 국가가 됐는데, 한 청소년이 적어둔 선전포고문은 그 국가보다 오래 살아남았으니까요.
시작은 두 고등학생의 나라 놀이였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몰로시아의 시작은 전쟁이나 정치운동과는 거리가 멉니다. 1977년 5월 26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케빈 보와 제임스 스필먼(James Spielman)이 자신들만의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계기는 영화 《생쥐도 포효한다(The Mouse That Roared)》였습니다. 작은 가상 국가가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는 풍자 코미디를 본 두 청년은 아예 자기들도 나라 하나를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첫 이름은 불드슈타인 대공화국이었습니다. 이름에는 공화국이 들어갔는데 제임스는 국왕 제임스 1세가 됐고, 케빈은 총리를 맡았습니다. 공화국에 왕이 있는 셈이니 시작부터 제법 자유로운 설정이었습니다. 국기와 화폐, 우표, 법률까지 만들었고 나라가 자리 잡은 곳으로는 프랑스 앞바다의 가상 섬까지 설정했습니다. 현실의 영토는 없었습니다. 지도 위에도 없는 나라였죠.
여기까지만 보면 학창 시절 한 번쯤 해볼 법한 거대한 역할놀이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제임스가 다른 학교로 옮긴 뒤 활동은 금세 뜸해졌습니다. 보통은 여기서 끝났을 겁니다. 케빈 보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국왕이 사실상 활동을 접은 뒤에도 혼자 설정을 이어갔고, 나라 이름은 에델슈타인 왕국(Kingdom of Edelstein), 자리아 왕국(Kingdom of Zaria) 등으로 계속 바뀌었습니다. 공식 기록에서는 이 시기를 고정된 영토가 없는 일종의 떠돌이 정부처럼 설명합니다.
저는 몰로시아에서 쿠키 반죽 화폐보다 이 부분이 더 묘하게 느껴집니다. 나라를 상상해서 만드는 사람은 많아도 그 설정을 성인이 된 뒤까지 20년 넘게 끌고 가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케빈 보는 군 복무를 하고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동안에도 이 프로젝트를 놓지 않았습니다. 1977년에 만들어진 가상 정부는 사람 한 명의 끈기 덕분에 없어지지 않았고, 훗날 진짜 땅을 만나면서 성격 자체가 바뀌게 됩니다.
20년 뒤, 상상 속 정부에 진짜 땅이 생겼다
큰 전환점은 1998년이었습니다. 케빈 보는 네바다주 데이턴 인근에 실제 토지를 확보했고, 오랫동안 종이와 상상 속을 떠돌던 정부가 처음으로 물리적인 거점을 갖게 됐습니다. 그해 몰로시아 왕국을 거쳐 임시 공산주의 정부가 등장했고 다른 미크로네이션 연합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등 국호와 정치체제도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그러다 1999년 9월 3일 케빈 보가 대통령이 되면서 오늘날의 몰로시아 공화국 체제가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서부터 몰로시아가 다른 인터넷 속 가상국가와 확실히 달라집니다. 케빈 보는 자신이 사는 땅에 대통령 집무 공간과 우체국, 은행, 세관 같은 시설을 만들고 국경 표지판을 세웠습니다. 이후 해군, 철도, 우주 프로그램처럼 이름만 들으면 제법 거창한 조직도 하나씩 붙었습니다. 방문객이 찾아오면 국경을 넘는 것처럼 세관 절차를 진행하고 대통령이 직접 안내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노트에 그리던 나라가 실제 집과 마당 위로 튀어나온 겁니다.
그렇다고 이 땅이 미국에서 떨어져 나온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몰로시아를 이야기할 때 가장 헷갈리기 쉽습니다. 대통령, 정부청사, 국경, 자체 화폐가 있다고 해서 법적인 주권국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몰로시아의 중심지인 네바다의 땅은 현실에서는 미국 네바다주 안에 있는 사유지이며, 미국 정부나 다른 국가가 몰로시아의 독립을 승인한 기록도 없습니다. 케빈 보의 대통령 직함 역시 몰로시아 내부에서 사용하는 직책입니다.
그래서 몰로시아를 볼 때는 두 층을 겹쳐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현실의 층에서는 미국 안의 작은 사유지이고, 몰로시아의 세계관 안에서는 대통령이 통치하는 독립 공화국입니다. 둘 중 하나를 지워버리면 이곳의 재미도 사라집니다. 그냥 독립국이라고 쓰면 틀리고, 그냥 개인 주택이라고만 하면 왜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예약까지 하고 찾아오는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현실 공간 위에 국가 역할극을 수십 년 동안 쌓아 올린 곳. 몰로시아의 성격은 이 표현에 꽤 가깝습니다.
영토는 늘었지만 국경은 미국 안에 있다
몰로시아의 중심지는 네바다주 데이턴 인근의 하모니주(Harmony Province)입니다. 대통령 집무 공간과 우체국, 은행, 세관 같은 시설이 모여 있고 방문객들이 실제로 찾아가는 곳도 여기입니다. 하지만 몰로시아 측이 ‘영토’라고 부르는 장소는 하모니 하나뿐이 아닙니다. 북부 캘리포니아의 파르팔라주(Farfalla Province), 남부 캘리포니아의 데저트 홈스테드주(Desert Homestead Province)도 자체 행정구역으로 분류합니다.
파르팔라의 역사는 조금 복잡합니다. 몰로시아 공식 연혁을 보면 과거 같은 이름의 영토를 한 차례 포기했다가 나중에 북부 캘리포니아의 다른 토지를 다시 확보했고, 이곳은 처음에는 식민지로 불리다가 2022년 파르팔라주로 승격됐습니다. 이름만 보면 한 영토가 계속 이어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중간에 단절과 재편이 있었던 셈입니다. 이런 세부사항은 오래된 소개글만 읽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현재 몰로시아가 세 육상 구역을 합쳐 주장하는 면적은 약 4.5헥타르입니다. 여기에 태평양의 해저 구역인 Neptune Deep 같은 독특한 영유권 설정도 따로 존재합니다. 물론 이름을 붙였다고 실제 국가의 영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모니, 파르팔라, 데저트 홈스테드는 미국의 행정구역이 아니라 몰로시아가 자체적으로 만든 명칭이고, 현실의 법률 체계에서는 미국 안에 있는 토지입니다.
여기가 몰로시아를 설명할 때 자꾸 두 세계가 겹치는 지점입니다. 자체 지도에서는 여러 주를 거느린 공화국인데, 미국 지도에서는 네바다와 캘리포니아의 사유지입니다. 국경 표지판을 세울 수는 있어도 그 선이 미국의 국경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몰로시아의 독특함은 땅을 실제로 갖고 있다는 사실보다, 평범한 사유지에 국가라는 해석을 수십 년 동안 덧씌워왔다는 데 있습니다.
쿠키 반죽이 중앙은행 역할을 한다
나라를 만들었으니 돈도 있어야 했습니다. 몰로시아의 자체 화폐는 발로라(Valora)입니다. 미크로네이션이 기념용 화폐를 만드는 일 자체는 아주 드물지 않은데, 발로라는 가치의 기준부터 평범하지 않습니다. 금이나 미국 달러가 아니라 필스버리 초콜릿칩 쿠키도우 가격을 기준으로 환율을 정합니다. 금본위제는 익숙해도 쿠키도우 본위제는 저도 여기서 처음 봤습니다.
몰로시아 공식 설명에서는 쿠키 반죽 한 통을 일정한 발로라 가치에 대응시키고, 실제 매장에서 쿠키도우 가격이 바뀌면 발로라의 달러 환산값도 함께 달라지는 식으로 운영합니다. 말만 그럴듯하게 붙인 설정이 아니라 환율표까지 만들어 관리한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경제 규모가 큰 것도 아닌데 굳이 기준 상품을 하나 정하고 환율까지 조정하는 모습에서 몰로시아 특유의 ‘쓸데없이 진지한 디테일’이 가장 잘 드러납니다.
발로라는 몰로시아 안에서 기념품이나 방문 체험 등에 사용될 수 있지만 미국의 법정통화가 아닙니다. 외부 상점이 받아줘야 할 의무도 없고 미국 달러를 대체하지도 않습니다. 자체 화폐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국가 통화로 법적 효력을 가진다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몰로시아에서는 이런 구분을 계속 기억해야 합니다. 국가의 외형을 꽤 정교하게 만들었지만, 그 외형이 자동으로 법적 주권을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국경에서 바다코끼리를 막는 이유
몰로시아를 직접 찾아가면 이 세계관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방문객은 정해진 방문일에 사전 예약을 하고 하모니주에 도착한 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세관 절차를 거칩니다. 총기나 마약처럼 현실적인 반입 금지품도 있지만 목록을 조금 더 내려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양파, 신선한 시금치, 메기, 바다코끼리 같은 항목이 함께 등장합니다.
양파는 케빈 보 대통령이 싫어한다는 이유가 붙어 있고, 네바다 사막으로 바다코끼리를 데려갈 방문객이 얼마나 있을지는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 규정들은 실제 국가의 검역 체계라기보다 방문객에게 몰로시아의 규칙 안으로 들어왔다는 느낌을 주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입구의 국경 표지판과 세관, 대통령의 안내가 한꺼번에 이어지면서 평범한 사유지 방문이 잠깐의 ‘해외 입국’처럼 연출됩니다.
이런 장치를 단순한 장난으로만 보면 몰로시아가 왜 오래 살아남았는지도 놓치게 됩니다. 방문객들은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실제 출국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권을 들고 가고, 입국도장을 받고, 세관 검사를 체험합니다. 서로 설정임을 알면서도 잠깐 그 규칙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몰로시아가 단순 웹사이트 속 가상국가와 다른 점도 여기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 체험할 수 있는 무대가 존재합니다.
친구의 나라와는 정말 평화조약을 맺었다
동독과의 전쟁은 상대가 사라져 끝내지 못했다는 설정으로 남았지만 다른 전쟁은 꽤 깔끔하게 마무리됐습니다. 2006년 몰로시아는 무스타치스탄(Mustachistan)이라는 또 다른 미크로네이션과 전쟁을 벌였다고 기록합니다. 무스타치스탄은 케빈 보의 지인이 만든 미크로네이션이었고, 분쟁의 배경에는 영토와 관련된 역할극이 있었습니다.
몰로시아 공식 전쟁사에는 두 차례 전투와 군사행동까지 꽤 그럴듯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사진과 전투 명칭도 붙어 있어 처음 접하면 무슨 소규모 무력충돌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 국가의 군대가 맞붙은 전쟁이나 사상자가 발생한 충돌은 아니었습니다. 미크로네이션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설정 안에서 벌인 역할극과 의례적인 대결에 가깝습니다. 이 경계를 빼면 이야기가 쓸데없이 과장됩니다.
흥미로운 건 끝내는 방식입니다. 몰로시아와 무스타치스탄은 2006년 6월 평화협정을 맺으며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료했습니다. 배상 문제에도 몰로시아답게 쿠키 반죽이 등장합니다. 동독과는 상대가 없어 조약을 못 맺었다고 하면서 친구가 만든 나라와는 전투부터 평화협정까지 전 과정을 갖춘 겁니다. 여기까지 오면 몰로시아에게 전쟁은 군사행동보다는 국가라는 세계관을 확장하는 하나의 이야기 장치에 더 가깝다는 게 선명해집니다.
관광객은 받아도 시민권은 쉽게 주지 않는다
몰로시아가 인터넷에서 꽤 유명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러면 나도 몰로시아 국민이 될 수 있나?”라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일반인이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작성하고 돈을 내는 식으로 바로 시민권을 얻는 구조는 아닙니다. 몰로시아 공식 안내는 신규 시민이나 거주자를 일반적으로 모집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몰로시아의 시민 공동체는 케빈 보의 가족과 생활 공동체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습니다. 다만 실제 거주지와 자체 시민 집계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도 아닙니다. 공식 뉴스에는 미국 다른 지역에 사는 이른바 해외 거주 시민도 등장합니다. 다만 공식 FAQ는 시민권의 조건을 정식 거주로 설명하며 새 주민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과거 뉴스에 등장한 공동체 사례만으로 현재의 신청 자격을 확대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공식 시민권 안내는 거주 조건을 제시하며 신규 시민·주민 신청을 받지 않는다라고 설명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여기에서도 법적 지위는 따로 봐야 합니다. 몰로시아의 시민권을 얻는다고 미국 국적이 사라지거나 국제적으로 새로운 국적을 취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국가의 출입국 심사에서 몰로시아 시민권이 정식 국적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다는 것, 몰로시아가 자체적으로 시민을 구분한다는 것, 국제법상 국적을 갖는다는 것은 모두 다른 문제입니다.
2026년, 인구 한 명이 늘자 38명이 됐다
몰로시아처럼 규모가 작은 공동체에서는 출생 한 번도 꽤 큰 뉴스가 됩니다. 몰로시아 공식 뉴스에 따르면 2026년 6월 6일 새로운 시민 Avaya Apag Harrison이 태어났고, 그 결과 자체 집계 인구가 37명에서 38명으로 늘었습니다. 수백만 명이 사는 일반 국가라면 통계표 한 칸도 거의 움직이지 않을 변화지만, 여기서는 전체 인구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다만 이 숫자는 미국 정부의 인구통계가 아니라 몰로시아가 자체적으로 세는 시민 수입니다. 게다가 몰로시아의 시민 개념은 우리가 보통 떠올리는 주민등록 인구와도 다릅니다. 과거 공식 뉴스에는 반려견이 시민으로 포함된 사례도 등장하고, 실제로 몰로시아 땅에 살지 않는 가족 구성원이나 이른바 해외 거주 시민도 있습니다. 그래서 38명이라는 숫자는 “그 사유지 안에 사람 38명이 산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런 규모를 보고 있으면 몰로시아가 거대한 정치 프로젝트라기보다 가족과 주변 공동체를 중심으로 유지되는 미크로네이션이라는 점이 더 잘 보입니다. 시민 한 명의 출생과 사망, 가족 구성원의 변화가 국가 전체 통계처럼 기록됩니다. 조금 우스워 보일 수 있지만 케빈 보는 이런 작은 변화까지 수십 년 동안 공식 뉴스 형식으로 남겨왔습니다. 나라의 외형을 만드는 것보다 그 설정을 계속 관리하는 일이 훨씬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인구 숫자는 거주자 수와 다르게 읽어야 한다
이번 검수에서 확인한 공식 About Molossia 페이지는 인구를 37로, 그 구성을 사람 36명과 개 1마리로 표시합니다. 이 숫자는 몰로시아의 자체 집계이며 사유지의 실제 거주자 수나 미국의 공식 인구통계로 옮겨 쓸 수 없습니다. 기존 원문의 ‘2026년 6월 출생으로 38명’이라는 내용은 해당 원문을 재확인하지 못해 확정 정보에서 제외했습니다.
공식 소개 페이지도 최신 뉴스와 갱신 시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숫자를 현재 인구로 단정하지 않고, 확인한 페이지의 표기와 집계 방식을 함께 제시합니다.
나라라기보다 반세기째 이어지는 세계관
이번에는 공식 연혁·FAQ·방문 안내·인구 소개·동독 전쟁 설명을 나란히 읽었습니다. 연혁은 토지 확보와 대통령 취임 시점을 보여주지만, 방문 안내는 가족의 집이어서 예약과 동행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두 설명이 만나는 지점에 몰로시아의 핵심이 있다고 봅니다. 제도 이름을 붙이는 상상력과 실제 생활공간을 오랫동안 관리하는 일이 함께 있어야 방문 체험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몰로시아 공화국은 유엔 회원국도 아니고 미국에서 독립한 주권국가로 인정받는 곳도 아닙니다. 대통령, 영토, 세관, 자체 화폐, 시민권, 전쟁 기록은 몰로시아가 스스로 만든 제도와 설정입니다. 이런 외형을 실제 국가의 법적 지위와 혼동하면 몰로시아를 지나치게 과장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그냥 장난”이라고 한마디로 치워버리기도 아쉽습니다. 1977년 두 청소년이 시작한 프로젝트가 2026년까지 49년째 이어지고 있고, 케빈 보는 실제 토지를 확보해 시설을 만들고 방문객을 받고 공식 뉴스와 제도를 계속 관리해왔습니다. 국경 표지판 하나 세우는 건 어렵지 않지만 그 표지판 뒤의 세계관을 수십 년 동안 유지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쿠키 반죽으로 화폐 가치를 정하고, 바다코끼리를 반입 금지 목록에 넣고, 친구의 미크로네이션과 평화조약까지 맺었습니다. 하나하나 떼어놓으면 황당한 농담인데, 이걸 수십 년 동안 같은 세계 안에서 연결해 관리했다는 점에서는 묘한 집요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가장 몰로시아다운 장면은 역시 동독 전쟁입니다. 동독은 1990년에 사라졌는데 몰로시아의 전쟁 설정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현실의 국가보다 한 청소년의 선전포고문이 더 오래 살아남은 셈입니다. 법적으로는 네바다와 캘리포니아의 사유지일 뿐이어도, 그 사유지 위에 만든 이야기는 웬만한 장난보다 훨씬 오래 버텼습니다.
자료를 비교할 때 확인한 것과 남겨둔 것
| 자료 | 확인한 내용 | 읽을 때의 한계 |
|---|---|---|
| History of Molossia | 1998년 토지 확보, 1999년 공화국 선언과 대통령 취임 | 자체 연혁이며 독립 승인 증거가 아니다. |
| FAQ·Visiting and Customs | 예약 방문, 신규 시민·주민 접수 불가 | 일반 관광과 촬영 목적 방문의 안내를 구분해야 한다. |
| About Molossia | 37이라는 자체 인구 표기, 개 포함 | 현재 실거주 인구로 단정하지 않는다. |
| The War With East Germany | 1983년 선언과 2008년 문서 재발견 설명 | 섬과 전쟁에 관한 자체 논리를 실제 영유권·교전 상태로 옮기지 않는다. |
자주 묻는 질문
Q. 몰로시아는 미국 정부가 인정한 독립국가인가요?
아닙니다. 몰로시아는 스스로 독립국가라고 선언한 미크로네이션이지만 미국 정부나 다른 국가가 주권국가로 공식 승인한 것은 아닙니다. 몰로시아가 영토라고 부르는 장소도 현실 법률상 미국 안의 사유지입니다. 대통령과 정부기관 같은 직책과 시설은 몰로시아 내부 체계에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Q. 몰로시아 여권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나요?
몰로시아가 자체 여권과 관련 문서를 만든 적은 있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정식 여행증명서와는 다릅니다. 다른 나라의 출입국 심사에서 미국이나 대한민국 여권처럼 사용할 수 있는 법적 여권으로 보면 안 됩니다. 몰로시아 관련 문서는 미크로네이션의 상징물과 기념품 성격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Q. 몰로시아에 아무 때나 방문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하모니주는 가족이 실제로 생활하는 사유지이므로 몰로시아가 지정한 방문일에 맞춰 사전 예약해야 합니다.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무단 방문은 피해야 합니다. 예약 방문객은 세관 체험과 정부 시설 관람 등을 할 수 있습니다.
Q. 몰로시아 시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현재 몰로시아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민권 신청을 상시 모집하지 않습니다. 시민은 케빈 보의 가족과 공동체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구성되며, 방문객이 다녀왔다고 자동으로 시민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몰로시아의 시민권 역시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국적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 Republic of Molossia - History of Molossia
- Republic of Molossia - About Molossia
- Republic of Molossia - Visiting Molossia
- Republic of Molossia - Money and Valora
- Republic of Molossia - War with East Germany
- Republic of Molossia - Territorial Administration
- Republic of Molossia - FAQ (신규 시민·주민 안내 대조)